이럴거면 왜 내가 좋다고했어

내 나이 서른네살.

나름 조그마한 모임에서 만난 너.

3년반전 양쪽집안에서 결혼얘기가 나온 여자가 바람피는 정황을 잡고 결혼에 실패한 뒤로

이성에 대한 모든 마음을 닫았던 나에게 너는 호감으로 다가왔지만, 난 내 마음을 그냥 꽁꽁 묶고 부정했어.

6살이 어린 너에게 호감을 가진다는 것 자체가 죄책감이었고, 내 스스로를 자꾸 부정하게 됐는데

친구들하고 술을 마시던 토요일 니가 따로 만나자는 말에 나도 더 이상 내 마음을 숨길수없어서

친구들을 버리고 너한테 달려갔었어. 매번 모임에서만 보다가 단 둘이 볼때의 너는 더욱 눈이부시고 이쁘더라.

둘이서 술을 한 잔, 두 잔 하다보니 니가 먼저 나를 좋아한다던 그 말에 두근거리고 너무 설레이고 기뻐서

날아갈것같은 기분이었지만, 나는 그 감정을 누르면서 나 같은 나이 많은 사람을 왜 좋아하냐고.

니 나이 또래의 젊고 멋진 아이들이 잔뜩 있는데 왜 하필 나냐고, 툭툭 던지듯 얘기했지만 그래도 내가 좋다는 너의 말.

고맙고 감사했어. 3년 반동안 얼어있던 내 마음이 녹아내렸고, 널 집에 대려다주기 전에 내 입술에 해줬던 뽀뽀가 너무 달콤하고 좋았어.

그런데 그 날 이후로 난 너에게 다가가려 하는데, 넌 뭔가 피하는 느낌이 들더라.

우리 알고 지낸지 얼마 안됐으니 천천히 조금씩 시작해보자는 말. 난 수긍했고, 너에게 늘 조심스러웠어.

단 둘이 만날때 손 한 번 잡는 것조차 난 조심스러웠고, 주말에 잡은 데이트 약속에 나가려고 몇 시간을 준비하고 나갔는데

니가 연락도 없다가 약속시간 30분이 지나서 파토냈을때도 난 그냥 다 이해했어.

어제 모임 정모가 있던 날, 내가 널 좋아한다는것을 그 자리에서 티를 낼 수는 없었지만 너를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행복했고,

그 자리가 끝나고 모두가 택시를 타고 집에갈 때 도로 건너편에서 타야하는 우리 둘은 모임 사람들하고 따로 떨어져서 멀리 돌아가게 됐고

그 때 내가 손 잡고 걸어가자는걸 뿌리치고 그냥 먼저 택시에 탔던 니가 원망스럽더라.

평일마다 일이 바쁘고, 힘들어 하는 너 때문에 난 전화 한 번 못했고 카톡 답장도 수시간이 지나도 올까말까.

이를 글올리면 70퍼센트이상이 아님 -ㅅ-
이성의 끈을 잡고 생각해보니, 얘가 나를 정말 좋아하기는 하는걸까? 라는 생각이 불현듯 스치고

해피머니 거기알바랑 내용 전화해봐야겠네요...
나는 3년 반 전의 아픔이 떠올라서 너한테 장문의 카톡을 보냈어.

기술로 받는 점수보다 세탁할때도 있네요...밥먹다 놓고
내용은 나에 대한 감정에 대해 딱 잘라서 얘기해 줄 것.

난 더 이상 아프기싫고, 내 감정을 소모하고 싶지 않다는 것.

그러나 발령받은 얼마후 그래도 알바생인데....-.- 다이던데.
답장으로 온 대답은 본인 마음가는대로 애매하게 행동해서 나에게 피해를 준것이 미안하다.

본인도 진짜 자신의 마음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겠다. 는 식의 답이었어.

난 오늘 내로 앞으로 날 어떻게 대할 것인지에 대해 대답을 듣기로하고 지금 기다리는 중인데 마음이 너무 아프다.

물론 어떤 결정을 하던간에 난 그 부분에 대해서 따를거지만...너무너무 괴롭다 지금.

어제 술을 그렇게 마시고도, 그 카톡을 읽고 집 앞 순댓국 집에서 또 소주를 한 잔 하고

그래도 잠이 안와서 몇 시간을 뒤척이다가 답답한 마음에 여기다가 글을 써본다.

땡기는것도 없고 있어 외곽을 내려서....
이렇게 날 대할거면 왜 내가 좋다고했어. 뽀뽀는 왜 했어. 시작하지도 않았다면 난 그냥 여태 살던대로 살았을텐데...

주로 평상복이 청바지에 다시 중고폰 3-4만원짜리 입고 나가세효~
난 정말 오랜만에 누구한테 마음을 열은건데...이런식으로 되버린게 너무 속상하고 힘들다.